| Ⅵ. 만네리즘의 예술이론
만네리즘의 출현 당시 이태리나 유럽의 사회와 시대적 배경을 잠깐 살펴 보는 것은 이 시
기의 작가들이 어떠한 사회와 지리적인 풍토에서 살면서 그와 같은 작업을 하게 되었는가하는
당시의 사항을 이해하는 데에 어느정도 참고가 될 것이다. 16세기에 가까운 시대의 사정은 한
마디로 매우 다난했던 획기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그 외형적인 사건이나 현상만을 열거하
더라도 이 시기가 매우 동적인 가치변화의 시대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당시 이태리의 굴곡
많은 시대상은 그만두더라도 외적인 사건을 열거한다면 먼저 1492년의 미주대륙 발견은 유럽
으로 하여금 확대된 세계속의 하나의 지역으로 자각케 하였다.
루터(Martin Luther)의 종교
개혁으로 그때까지의 절대권위를 상징하던 카톨릭 교회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으며,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프토레마이오스(Ptolemeios)의 천동설에서 지구가 태양을 든다고 지동설로 코
페르니커스(Copernicus)의 과학적으로 제시한 획기적인 증명이 그간의 생각과 가치를 근본
에서 흔들어 놓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는 바로 인간을 신과 유사하게 만드는 도구로서의 이성의 소유자인 인간이라는 인간 중
심적 사유사상에서 그 의미가 상실되는 것을 뜻한다.
한편 만네리즘의 예찬이론의 기반이 되는 것은 신플라톤 철학의 등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철학에서 신 플라톤 철학으로의 전이는 바로 예술이 자연의 모방이라는 주장에
서 예술은 이념(Idee)세계의 제시라는 획기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바대로 왜 만네리스트들은 그들의 탁월한 소묘력과 표현능력에도 불구하고 그
와같은 자연과 실제에서 멀리 떠난 비 실제적이고 과장된 인위적인 표현을 일삼게 되었는가
하는 이유를 이 시점에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겠다. 폰또르모의 비
자연적인 형상이나 파르미자아니노 피오렌티노 또는 퐁테느불르 화파들의 변형되고 왜곡된
상 등 길고 늘어난 인물상 속에 새롭게 세련된 미적감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 신플
라톤 이념이 예술가의 이념으로 실현되면서 개별예술 작품에 정신적이며 내면적인 미를 가능
하게하는 근거를 찾을 수가 있다. 이념은 그들에게 있어서 다름 아닌 형이상학적인 실제에 해
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같은 생각이 16세기 후반기에 만네리즘 예술이론으로 정착되게
되는데 이제 예술은 자연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고 이념, 즉 인간의 정신, 인간의 상상의 세계
에 근거를 둔다는 방향으로 전개되게 되는 것이다.
이와같이 프로랜스의 플레톤 학파의 이념론에서 나온 예술이론은 폰토르모 시기에 이미 일
종의 주관주의가 형성되어 인간 정신이 자연에 우세한 방향으로 출발된 것으로 예술을 내면
화된 내적관점에서 그 의미를 찾게 하였다. 그래서 신체적인 미(bellezza)에 더하여 정신적인
미로서의 우아(grazia)의 상호관계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으뜸으로 삼았다.
바자리(G. Vasar-
i)는 이 우아라는 것은 합리적으로 규정이 안되는 주관적 예술적 관점이라고 하였고 예술가의
정신과 시각에의 형태부여의 결정적인 토대라고 함으로써 르내상스 이상론적 조화에 반대되
는 자의적으로 자연비례를 변형시킨 형식이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서 비로소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 늘 수반되는 유희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비밀스러
움을 간직하면서도 우아하고 마성적이며 해독 불가능한 요소와 분위기가 공존해있는 특징을
종합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서 특히 초기의 이태리 만테리스트라 할 폰토르모, 파르미
지아니루 브론차노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표현상의 특징은 결국 알벨티(Alberti)와 성기
르네상스에 해당하는 작가들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완전한 이상주의라 할 부분
의 조화된 적정한 비례와 척도 그리고 질서잡힌 중심 등에서 위배되는 특징들을 공동으로
가지고 있다 하겠다.
여기에서 개별적인 예증과 지적은 다른 기회로 미루겠으나 이들 모두의 특성을 종합해 보면
결국 만녜리스트들예 밑바침이 되는 이념론적 미학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한다. 파노프스키에 따르면 16세기는 플라톤의 이념이 세속화의 경향을 가져와 인간적인 차원
에서 그 출정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결국 예술작품은 자연의 모방이 아니고 예술가의 이념의 결과이며 이때의 이념이라
는 것은 인간정신 속에 차지하는 신적 거울의 상으로서 보는 관점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예서 플라톤의 이념론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특히 엔테레카아(entelecheia), 즉 형의 원
리의 관계에서 전자의 우위를 암시하는 것이 된다.
한편, 프로렌스 신플라톤과의 대표자라할 펴치노(M. Ficino)는 이데아는 첫 상(像)이고 인
간의 영혼만이 이를 인식 함으로써 세계의 중심점이며 자연속에 움직이는 힘이라고 했다.
따라서 인간이 지상의 신(神)임을 간파한 피치의 이 이데아사상이 그후 개념의 상으로 발
전하여 초기 프로렌스의 신 플라톤 학파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만 그와같은 이념론을 개념 즉
Concetto로 정의하여, 표상 상상 내지 도상의 개념으로 조형예술만을 위한 이념을 피력한 사
람이 쭈카리(Zuccari)이다.
만네리즘을 대표하는 쭈카리의 이론에 대해 잠시 설명하려 한다. 그의 1607년「화가, 조각가,
건축가의 이념속에 주장한 것은 인간속에 이미 선 존재하는 상의 표상의 삼단계로 Idea,
Coneetto Disgno Interno의 단계를 거쳐 외형적으로 실현하는 표현을 Disegno esterno라
규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비가시적인 사물을 가시화하는 주관적인 도상의 세계가 성립되는 것
이다.
이 이념은 인간속에 있는상이며 동시에 직관으로서 자연 모방에 반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환상(Disegno)이라 하였다.
한편 16세기 만네리즘의 또 다른 대표 이론가격인 로마쪼(G.P.Lomazzo)는 그의 회화예술
론』(1584))에서 태양중심에서 인간심성 중심으로
플라톤의 이념이 세속화되므로서 이 또한 인 간에 중점을 둔 사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창조적인 예술로서의 만네리스트 예술은 결국 영감과 이성이 합친 감정과 지성, 경험된 것과 환상이 결합된「동일한것의 이화」(Discordia Concors)의 특성을 띄게 된 것이다.
이에 관련하면서 한편 상반된것의 통합이라는 하나의 예술적 과제는 고전적인 의미예서 조화
로운 이상의 표현에 따라 그들의 독자적 표현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게 된 것이다. 만
네리즘 미술의 복합성, 신비성이 여기에서도 연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