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 초기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 나타난 몇가지 특징
1. 긴 비례의 인물표현
길게그린 인물은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서 자주 지적되는 양식적 특징의 하나이다.
프로렌스 출신 폰토르모의 초기 작품인 「십자가 강하」1526~28경)를 예로들면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마리아, 막다레나, 요한이 현장에서 애도하는 주제는 고딕시대
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시대의 렘보란트에 이르기까지 많이 취급되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서 지적될 수 있는 몇가지 특징은 반고전적인 특징으로 볼려는 프리드랜더(Walt-
or Friedlander)의 시각이나 주관적인 후기 고딕의 정신과 형식에 유사하다고 보는 리글
(Alois Rieql)과 안탈(Antal)에게서 마찬가지로 지적되는 내용이며 나아가서 일반적으로 만
네리스트 회화 작품이 가지는 보편적인 특징을 이 작품에서 암시 받고 있다고 하겠다.
먼저 지적 될 수 있는 것은 작품의 주제와 직결된 십자가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한 인물의
구성에 관한 문제이다. 슬퍼하는 마리아와 마주보고 손을 내어미는 막다레나 그리고 그리스도
를 둘러메고 있는 두 젊은이가 만드는 하나의 원의 구도를 가지면서 중앙부분이 꽉 차게 구
성 되어 있지 않는 소위 비어있는 공간의 성격이 먼저 눈에 띈다. 그리고 성인의 성인다운 위
엄이 없어지고 어딘가 석연치 않는 기분, 그리고 인체 표현이나 얼굴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한
표현 등이 지적 될 수 있다.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는 양식 발전의 모상으로서 비례론의 발전을 탐구 한바 있다.
그는 1921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논문에서 만네리즘과 초기 바로크에 이르는 예술가의
작업에서 자연에서 일탈한, 크기의 관계에서 매우 비합리적이며 그러므로 비례론을 적용시키
는 일은 무의미 하다고 설파한바 있다.
따라서 인체의 아주 팔거나 긴 멋대로의 표현은 오히
려 15세기∼16세기의 북유럽에 해당하는 것으로 뒤러(Albrecht Durer)의 주관적 관심이 집중
된 과학적 작업이 밑받침이 됨으로써 뒤러의 인체표현의 도식이 오히려 이러한 주관적이고 회
화적인 작업에는 도움이 된다고 한바 있다.
한편 같은 그림에서 그리스도를 덮은 적색의 천이나 마리아의 청색조의 의상이 비 자연적
인 색채감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경을 이루고 있는 회청색 일색으로서 공간 및 장소성의 불
명확한 위치설정 그리고 전면 하반부를 독특하게 비추이고 있는 광휘나는 빛의 충일 등이 모
두 이 작품을 특징짓는 외형적인 요소가 된다.
여기서 지적되는 몇가지 양식적, 도상적인 특징은 이후를 잇는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 더욱
진전된 양상으로 강화되어 간다. 따라서 폰또르모(Pontorrmo)의 이 작품은 우리들에게 대단
히 중요한 시준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폰토르모와 뒤러와의 관계에 대해 잠깐 살펴
보기로 한다.
가령 인체 표현의 극단적인 왜곡 및 과장이라는 문제를 좀더 상세히 추구해 볼 것 같으면
양자의 이 관계의 의미가 뚜렷이 부각될 것이다. 프리드렌더는 폰토르모가 그의 선생인 안드
레이-델 살토(Andrea del Sarto)가 보여주는 외형적인 감화를 넘어서서 훨씬 깊게 뒤러의
영항을 받았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그는 소위 고딕적 요소를 중심으로 이태리 고전기 미술속에 이에 반하는 새로운 표현적인
세계를 두고 뒤러의 강한 영향력을 시사하고 있다. 호케도 폰토르모가 뒤러에게서 새로운 자
유에 대한 중요한 자극을 특히 뒤러의 멜랑콜리아에서 받았다고 한다.
사실 폰토르모나 피오렌티노와 같이 초기 만네리스트가 받은 뒤러의 영향은 큰 것이었다.
특히 해부학적인 방식에 따른 뒤러의 남자상은 폰토르모에게도 초자연적이고 장대한 인간
상으로 전환되어 한편 정신으로 변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뒤러는 2차례의 이태리 여행후예 인체 비례론을 편다. 즉 인체의 모든 움직이는 자태
를 현상적으로 비례화할 수 있다. 바로 이점이 과학적으로 토대가 되면서 작가가 표현하려하
는 인체의 자태를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자료적인 차원에서 호프만
(Warner Hofmaun)의 기획전시에 소개된 이 사실 내용을 여기서 조금 자세히 옮겨 보기로
한다. 뒤러의 이상적인 인체비례이론에서 이점은 이미 지적될 수 있다. 뒤러는 인체의 여러
움직임에 따라 순전히 기계적인 도식을 설정하여 이상적인 인간상이 르네상스의 비례이론에
따라 전형적인 모범이 되는 발전과정을 표시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연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적
인 형태를 뒤러의 비례론에 도입된 것처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술가에게 주관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인물상을 예술적으로 옮기는 개인적인
표현이 각 예술가들에게 가능하게 하는 수법(maniera)의 길을 결국 뒤러는 열어준 셈이 되는
것이다. 이와같이 인물을 왜곡되거나 길게 그리는 표현은 파르미지아니노(Parmigianino)의
「목이긴 마돈나」 상에도 지적 될 수 있다.
즉 두상에 비해서 장대한 비례의 인물상은 계속해서 그 비현실성에 대해 지적 될 수 있지
마는 이 파르미지아니노 작품에서 기다란 손과 왜곡되며 길어진 성모마리아의 자태는 특히
그같은 경향을 잘 보여준다. 안겨 있는 아기 그리스도의 늘어진 자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
적 될 수 있다.
16세기 만네리스트 작품에서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이러한 길게 늘어난 왜곡된 인물상의 예
술론적 근거는 미켈란젤로의 Figura Serfentinata의 개념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들이 있다. 호
케(Rene Hocke) 쇠어맨(John Searman)도 그들 중에 속한다. 미켈란젤로는 뱀과 같은 사상
(蛇培)의 싱에서 그렇지 않은 상에서는 찾을 수 없는 고상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Figura Serfentinata와 연결되는 Grazia의 개념이 여기에 등장한다. 여기서 이미 자연에서
넘어서서 예술가의 정신속에서 찾는 이념적인 미의 표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미켈란젤로 자신의 작품에서 이와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예를 찾
아봐야 할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작업 중에서 가끔 시스틴천정 벽화의 예언자 상 등에서 지적되는 미켈란젤로
적이라할 왜곡된 인물의 묘사를 기억하게 된다.
그러나 메디치(Medici) 예배당의 조각을 의뢰받아 특히 『낮』작업을 할때에 보여준 빅토르
Victor상이나 메디치 마돈나(Medici Madonna)에서 그와같은 변형된 길이가 긴 인물상을
발견하게 된다. 미켈란젤로에게서 또한 같은 시기에 대표적인 건축작품이라할 라우렌티아
(Laurentia) 도서관 건축을 예로 들 수도 있다. 협소한 공간성, 부자유스러운 비례 등은 변형
되고 부자유스러운 인체 표현과 유사하게 조형적인 면에서 보는 만녜리즘적 특징을 잘 나타
내고 있다.
이와같이, 16세기 전반기 이태리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서는 성기 르네상스의 대가의 한사
람인 미켈란젤로의 후기 작품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자태의 우아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뱀
과 같은 사상의 상의 기본에서 이미 자연의 실체를 넘은 이상의 상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인물을 장대하게 혹은 왜곡되거나 변형의 자태로서 비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같이 보편적인 비례에서 인물을 길게 또는 비현실적인 자태로서 일탈한 인물표현을 많
이 허용하고 있는 작품의 예에서 만네리즘 지배적인 인물의 특징의 하나를 발견하계 된다. 따
라서 이들 작가들이 인물을 길게 늘여 뜨린 자태로 그린다는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
히 미적인 관점에 따랐다는 점을 일깨위 준다.
그런 뜻에서 가령 파르미지아니노의「목이 긴
성모」(1534, Florence, Uffizi미술관)를 관찰한 다면 이해가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세퀴에(Bousequet)는 베를린미술관에 있는 보티첼리(Botticelli)의 「비너스」상(1482)이나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십자가에서 내림」1495)의 만네리즘 이전의 예로서
같은 맥락에서 연결시켜 볼 수 있으므로서 15세기에 산발적으로 고립되어 나타난 하나의 중
요한 현상이 성기르네상스의 짧은 시기를 잠시 지나서는 16세기에 와서 오히려 일반화된 현
상이라 지적한 바 있다. 18)
그와 같은 인물의 길게 나타나는 예는 도미니코 베카푸미(Dominico
Beccafumi), 브론치노(Bronzino), 루과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엘 그레코(El Greco),
그리고 퐁테느블르(Fontainebleau) 화파(프랑소아1세의 퐁데느블르 성(城)에서 이태리 만네
리스트들에 의해 작업한 내부벽화)에서 구등신 내지 십등신의 장대한 예가 지적될 수 있다.
즉, 비현실적이며 정신이 강한 일종의 신비스러운 인체표현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 윤곽선의 강조와 빛과 색채의 괸계
인물상의 비례가 긴 장대한 표현이 만네리스트의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수 있다면 그에 못지
않게 인물들의 윤곽선과 함께 명확한 선(線)의 강조가 또 하나의 뚜렷한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건조하고 깨끗한 윤곽선은 가령 브론치노(Bronzino)의 「세례요한」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맨질맨질하고 어두우며, 백색이나 녹색, 황색조의 비현실적인 색채 및 차갑고 습기가 없는 표
면의 표현과 함께 명확한 선의 부각은 인간적인 감정과의 거리를 암시하며, 순수히 미적이라
할 만네리스트들의 우아미(優雅美), 단아(端辯), 의 미적 감각에 대한 추구를 예시받을 수 있
다.
이같은 제반 특징들은 소묘의 허약성을 보여주는 일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같은 특징
은 오히려 지적인 예술로서의 소묘성의 강조로서20) 현실적이거나 자연적인 실제 세계와의 거
리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선의 강조라는 특징은 물론 만네리스트에게만 국한되
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그들의 독특한 냉기의 색채감과 길게 늘어지거나 왜곡된 비례
그리고 변형된 공간성과 합께 독특한 만네리즘적 특성의 분위기를 자아내게 된다.
로쏘 피오렌티노(Rosso Fiorentino)의「예투도의 딸을 옹호하는 모세」 작품에서는 인물, 색
채, 공간이 제각각의 구성으로 일견 매우 복잡하게 얽힌 화면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인물을 표현한 선의 윤곽과 색채의 상호리듬 그리고 빛의 강조가 함께 진동하는 하나의 예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3. 중심에서 일탈한 원근법과 상대적인 공관성
비 실제적이고 장대한 인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만네리스트들의 작품에서 지적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로서 독특한 원근법과 애매한 공간성을 찾아보게 된다.
예로서 파르미지아니노(Parmizianino)의「볼록렌즈의 자화상」을 들면 이그러진 원근법이 묘
사의 인물을 변형된 형태로 보이는 정도가 부분적인 관계의 일탈과 함께 강할수 있는 하나의
예증이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물과 형상 사이의 새로운 비례가 적용되고 있음을 본다. 다시 말하자면
공간과 함께 그 속에 있는 사물과의 관계를 보는 관점이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이와같이 공간속의 사물이나 형상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달라질수 있다는 이론적인 근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에게서 찾을 수 있다.
객체에 대해 자연스러운 관찰
의 위치에 있는 관찰자는 외부적인 관점에서 움직이는 손을 보며 지각이론적 관찰에 근거하
여 자기 손을 보는 공간의 거리와 시각에 따라 시각적, 물리적인 법칙성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그는 인식하고 있다.
즉 항상적인 일정한 크기는 무한히 분할할 수 있으며 "인간행위가 제시하는 시점은 무한히
다양하다"고 하므로써 변형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것으로서 변형이 미적 수단으로 성
립될 수 있는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같은 공간속에서 발견하게되는 외형적인 사물이나 형상의 관계를 통해 공간의 상대적
인 성격을 알게된 만네리스트들은 공간자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작품에서 보면 대체적으로 성기 르네상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으로 분명
한공간성에서는 위배되면서 어둡고 애매한 배경이나 비연결성으로 이어져 돌아가고 있는 특수한 성격의 공간성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만데리스트들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결여된 실
제성의 문제가 지적 된다. 이같은 사실은 폰토로모의 초기작품인 십자가 강하나 블록렌즈의
자화상 또는 빠르미자아니모의「목이긴 성모상」이나 여타 작가들의 작품에서 다같이 지적되는
바와 같다.
또한 이질적인 영역으로 공간이 구획되거나 깊은 축을 통해 확장 변질되는 경우도 지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