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Ⅴ. 구체미술(Konkrete Kunst)
미술작품의 현상적인 개체성을 중시한 임달의 생각은 뒤스부르크(T.v. Doesburg)가 말하는 콘크리트 미술(Konkrete Kunst), 즉 ‘구체미술’개념과 통한다. 뒤스부르크에 따르면 구체미술은 ‘미술작품의 형태가 외적인 대상은 지시하지 않고 그 자체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정의된다.
임달의 미술작품 작품에 대한 자기완결성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임달은 이런 구체미술 개념을 발전시킨다. 즉 그에 의하면 새로운 구체미술은 단지 존재하는 것으로 의미있는 게 아니라 항상 보는 사람들에게 감응(Wirkung)을 불러일으키기에 의미있는 것이라고 한다. 미술작품이 형태자체로써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관람자에게 작용한다는 게 구체미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감응개념이 포함된 임달의 구체미술관은 전통적 미술작품개념을 바꾸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관람자는 작품이 담고있는 내용물 즉 대상에 대해 반응했다. 즉 미술작품은 반영체(Bild)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구체미술은 스스로의 드러냄을 통해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술작품은 더 이상 반영물로 파악될 수 없다.
대신에 구체미술은 스스로의 존재성을 통해 시각적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술작품은 일종의 수단(Mittel) 혹은 도구(Instrument)등의 개념으로 간주된다. 예컨대 임달은 세라(R. Serra)의 조각을 일컬어 반영체(Bild)와 다른 모델(Paradigma)이라고 정의한다.
왜냐하면 세라의 조각은 스스로의 형태가 갖는 구조에 의해 관람자의 감응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즉 세라의 조각은 일종의 심리적 작용을 야기하는 수단이 된다. 여기서 작품은 대상물을 담아내는 거울, 즉 반영체가 아니라 현존적인 구조의 한 모델이 된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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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Imdahl, Max, “Right Angle Prop”, Erlauterungen zur Modernen Kunst -60 Texte von Max Imdahl seinen Freunden und Schuler - (h.r.g) Norbert Kunisch, Bochum, 1996, pp.23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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