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Ⅱ. 미국 현대 북서부 작가 조사연구
1. 대일 치훌리 Dale Chihuly
한국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으나, 마크 토비(Mark Tobey)이래 시애틀의 가장 대표적인
중견작가 중 하나로 미국전역과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일 치훌리 (도판 19)는
1941년 워싱턴주 타코마(Tacoma)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와싱턴 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디자인 전공으로 학사,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으로 베니스
(Venice)에서 유리예술을 공부한 최초의 미국인이다.
유리공예가 기원전 1세기 시리아에서 발달해온 이래 치훌리 만큼 그것의 예술적 가능성을
높이 끌어올린 작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훌리는 현대 유리예술 운동의 주
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는 1971년 퓨젯 사운드(Puget Sound) 근처에 필척 유리학교
(Pilchuck School of Glass)를 세우고 후진을 양성하면서 미국 북서부 지역의 유리작업
(studio Glass)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불, 용해된 유리, 공기, 중력의 자연스러운 결합'이라고 하면서 유리
작업의 즉자성, 순간성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유리 작품은 작업이 진행되
는 도중에 늘 움직인다. 그러므로 작가는 작업의 방향에 대해 매우 재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는 그러한 유동적 사고의 웅결체가 되는 순간적 결정을 반영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
그의 초기 시리즈작인 〈바다형태(Seaforms)〉나 1991년의 〈니지마 플룻(Niijima Floats)〉
(도판 20)과 같은 작품에서 보여지듯이 치훌리는 조개, 연체동물, 파도의 잔물결의 형태와 같
은 물과 관련된 테마를 다루고 있는데, 치흘리는 물과 연관되는 것들을 매우 좋아하여, 세계
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로 베니스를 꼽으며, 유리가 여러 가지 점에서 물과 유사하다고 생각
한다.
노드레이크 웨이(Northlake Way)에 있는 그의 보트하우스(Boathouse)(도판 21)는
25,000평방 피트의 규모로, 작업장, 문서 보관서, 서고, 슬라이드 라이브러리, 사진실, 선적
부, 전시장, 주거공간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 슬라이드 라이브러리에는 그가 제작한 작
품에 관한 슬라이드 약 10,000여점이 보관되어 있다.
필자가 이 보트 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우선 그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했으며, 그 치훌리 한작가를 위해서 일하
는 사람들 - 그들 또한 모두 작가들 - 이 무려 40여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치훌리는 유리작품의 제작에 있어서 협동작업을 매우 중요시하며 같이 일하는 작가들은 존
중한다. 1976년 자동차사고에서 한옥 눈을 실명한 이후, 그는 작업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보
다는 주로 전체적인 작품 구상과 디자인, 드로잉 등을 하며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치훌리의 작품들은 유리에 대한 예술적, 기술적 재정의로 유리라는 재료가 가진 재한성에
탈피하여, 새로운 방법과 가능성을 확대시킴으로써 공예분야 뿐 아니라 조각이나 그 이상의
것의 창조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의 그의 유리작업은 예술 각
장르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스케일의 확장, 대담한 형태의 사용, 실험적 테크닉으로 전통적인
공예작품 보다는 공간창조에 관심을 갖고 건축적인 방식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그
가운데는 빌딩 전체를 디자인하는 매우 환상적인 느낌의 대형 설치 프로젝트 등이 있다. |